김완선과 강수지




어제 y는 나의 자글자글한 주름을 보며 슬퍼했다.
"니가 주름이 빨리 생길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듀름을 다스리는 법 따위 알고 싶지도 않고 모른다. 그냥 생긴대로 살아야지. 옛친구의 탄식은 슬프지만 그 또한 나이듦의 과정이겠거니.

내가 서른줄을 눈앞에 보고 있다는 걸 종종 확인하게 되는데 어제처럼 몇 년만에 옛친구를 만난다거나 - y야 너만 놀란 게 아니란다
이런 동영상을 봤을 때다.

나는 김완선과 강수지를 기억하는 세대인 거시다...
나보다 네 살 어린 형신이도 기억할까?

흑백 대결 구도에서 볼 수 있듯이...
김완선과 강수지는 참 달랐다. 이때 누굴 좋아했느냐가 이후 인생을 갈랐다면 과장이겠지. -_-
김완선을 보면 형신이도 생각나고 h언니도 생각나고...
저렇게 미친년 분위기의 여가수는 그 전에도 이후에도 없는 것 같다. 아이비따위...(문득 이정현이 생각났지만 그녀의 전성기는 너무 짧았다)

하지만 나는 강수지파다.

by 다다 | 2009/11/27 10:36 | 조용한 수다 | 트랙백 | 덧글(3)

어제

어제를 어제라고 말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어제에서 빠져나왔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

어제는 끝나지 않는 지하철처럼 그렇게 영원히 반복될 것 같았다. 내리고 내려도 나는 어느새 지하철 안에 있었다. 빠져나올 수가 없어.
정말 길었다. (c같으면 이렇게 말하겠지. "원래 홀리는 날이 있잖아." 너의 그 말투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거기에서 길어올린 작은 편린들.

- 사랑에 빠진 눈빛. 눈동자가 별처럼 빛났다. 그걸 본 것만으로 두 시간 기다린 게 아깝지 않았다.

- 이 년만에 만나도 이십 년만에 만나도 달라진 것은 없다. 무작정 대전행 기차에 오르던 그 촌년 둘이니까.

- 레이밴과 치렁치렁한 장발이 잘 어울렸던 미용사.

- 형편 없는 모히토. 화가 나기보단 실소가 터져나오는. 그러나 칠리팟은 맛있었다.

- 메로구이. 그리고 어떤 종류의 집요함에 대해.

by 다다 | 2009/11/27 10:20 | 조용한 수다 | 트랙백 | 덧글(0)

양파 달인 물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해서 일단 적어둔다. h언니가 대답해 줄지도..

일단, 예전에는 양파를 통째로 달였는데 알맹이가 너무 아까와서 -_-;; (사소한 것에 인색합니다)
겉에 담홍색 껍질과 섬유질 많아보이는 (세로로 초록색이 선명한) 겉껍질 한두 겹과
뿌리를 깨끗이 씻었다.

이렇게만 해도 중간 크기 양파 10개 정도 벗겨놓으니 상당한 양. 들통에 넣는다.

전기주전자로 5리터 정도 물을 데워서 (세 번에 나눠서 끓여야했다) 함께 달였다.

인터넷에서 보면 30-40분 정도만 달여서 물이 처음 양의 반이 되면 드신다는데
내 기분에는 왠지(이유따윈 없다)
끓이는 게 아니고 달이는 거니까...
저온에 되도록 오래 두는 게 영양이 더 많을 것 같았다.
건강원처럼..

그래서 5시간 정도 아주 약한 불에서 달였다. 12시 30분에 올려놓고 새벽에 일어나서 껐다.
물의 양은 아주 근소하게 줄었고, 색은 아주 진하다.
냄새도 아주 진하고, 양파 특유의 매운기도 많이 난다.  - 이 매운기 때문에 자는 동안 꽤나 콜록거렸다.

마셔보니 역시 식도 안쪽을 자극하는 매운 맛이 난다. 차갑게 식혀놓으니 못 마실 정도는 아니지만.

동맥경화, 고지혈증에 좋다는 양파 달인 물.
이렇게 만드는 게 맞을까?  

단 시간 달이는 것이 맞고 오래 하면 오히려 해가 된다면
낭패인데.

누가 좀
알려주세요.

오빠는 혈압이 높고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니
자기 전에 한 잔씩 멕여야겠다.

 

by 다다 | 2009/11/23 14:21 | 조용한 수다 | 트랙백 | 덧글(0)

불안

심장이 너무 뛰고 불안해지면
단순작업을 한다.

빨래개기.

도무지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해지면
요리를 한다.

머릿속으로 요리의 각 단계를 그려가며
하나씩 하나씩 순서대로 해나간다.
한 시간.
두 시간이 흐른다.

어느덧
차분해진다.

레스토랑에 온 것 같다며
오빠도 좋아한다.

미움받고 있다는 감이 오면(불행히도 이런 느낌은 언제나 맞다)
괴롭다.

심증으로만 두고 있다가
확인하게 되면 쓰라리다.

나는 미워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이 글 쓰기 전에 십 분 정도 생각해 봤는데 이명박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많다.

그렇지 않아. 다들 너한테 별 관심 없어.
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현실은 현실이다.

미움받지 않게 잘 살아야겠다.
그리고 저를 미워하는 분들, 용서해 주세요.

by 다다 | 2009/11/23 13:07 | 조용한 수다 | 트랙백 | 덧글(0)

감정을 회복하고

어제 솔로이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나는 참 좋았다.
어톤먼트도 오만과 편견도 좋아한다.
조 라이트의 회화적인 영상을 좋아한다.
시대극에서는 자연주의 화풍을
정신분열증을 다룰 때는 추상화의 기법을 선보인다.
아름답다.

중간에 '고양'이라는 어휘가 나와서 흠칫 놀랐다.
내가 영화 초반부터 내내 느껴왔던 감정이 바로 그 어휘였기 때문이다.
나다니엘이 연주할 때마다
내 안에 무언가가 차올라 점점 불어나고 마침내 떠오르는 느낌.......

어거스트 러쉬, 도 떠올렸다.
그 영화는 어쩔 수 없이 c를 연상시키고 (달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나는 저릿한 기분이 들지만
이제는 그 감정조차 소중하다.
내가 지닐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니.

하지만 어거스트 러쉬 류의 환상물은 아니고
오히려 어바웃 어 보이에 가깝달까.
마지막에 워킹타이틀의 로고가 올라가는 걸 보고 납득하게 된다.
영화는 그들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지탱되고 있어
조금도 느끼하지 않다. - 이 때문에 건조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나라면 이 쪽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워킹타이틀의 절묘한 균형감각이 삐끗했는지
나온 지 한참 된 영화인데도 반응이 별로 없다.
어쩌면 내게만 인상깊었는지도.
감정을 회복하고
접하게 되는 모든 것들이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단식 후에 맛보는 짭짤한 음식처럼.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삶의 다양한 밑간들.
 
나는 요즘 새로이 느끼는 게 많다.

친구들이 보고 싶다.
형신이 싸이에 쪽지를 남기고 왔고,
vincent한테 구걸 메일을 보냈다.
h에게도 싸이 쪽지를 보냈다 - 확인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s와 w의 홈페이지에 들렀으나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다.

r의 싸이는 업데이트가 없다.

멀어진 이들에게 다가서기엔 아직 조심스럽다.
조금 더 제대로 된 후에.


먼저 다가와준다면 정말 고맙겠지만
그런 건 감히 기대할 수도 없겠지.


덧. 다른 친구들 미니홈피에도 가보았는데
무려 엄마(!)가 된 친구도 있었다.
그게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고,
그 친구는 스무살때부터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웠지만...(조카 둘을 혼자 길렀다)
그래도 놀랍다.
엄마라니!

by 다다 | 2009/11/23 12:58 | 조용한 수다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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